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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나무에 대하여 나무에 대하여 / 박시교 나무도 아름드리쯤 되면 사람이다 안으로 생각의 결 다진 것도 그렇고 거느린 그늘이며 바람 그 넉넉한 품 또한. 격으로 치자면 소나무가 되어야 한다 곧고 푸르른 혼 천년을 받치고 서 있는 의연한 선비 닮은 저 산비탈 소나무 함부로 뻗지 않는 가지 끝 소슬한 .. 2008. 3. 24.
회상 회상 / 이호우 몹시 추운 밤이었다 나는 커피만 거듭하고 너는 말없이 자꾸 성냥개비를 꺾기만 했다 그것이 서로의 인생의 갈림길이었구나 2008. 3. 10.
자운서원에서 자운서원에서 / 신양란 -절대정숙 바람이 조심조심 햇살을 헤치며 간다 *아아라한 세월 두고 이어 내린 숨결에 행여나 흠이 질세라 발뒤꿈치 사뿐 들고 시간이 갈앉으면 물 속같이 고요한 것 풀잎 하나 설레어도 그대로 파문인다 이대로 머뭇대다간 풍경화 속에 갇힐라 *아아라한 : '아득하다'는 의미.. 2008. 3. 8.
촉지도(觸地圖)를 읽다/유종인 촉지도(觸地圖)를 읽다 / 유종인 휠체어 리프트가 선반처럼 올라간 뒤 역 계단 손잡이를 가만히 잡아본다 사마귀 그점자들이 철판 위에 돋아있다 사라진 시신경을 손 끝에 모은 사람들, 입동(立冬) 근처 허공 중엔 첫눈마저 들끓어서 사라진 하늘의 깊이를 맨얼굴로 읽고 있다 귀청이 찢어지듯 하행선 .. 2008.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