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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감 / 정완영 그것은 아무래도 태양의 권속은 아니다. 두메 산골 긴긴 밤을 달이 가다 머문 자리 그 둘레 달빛이 실려 꿈으로나 익은 거다. 눈물로도 사랑으로도 다 못 달랠 懷鄕의 길목 산과 들 적시며 오는 핏빛 노을 다 마시고 돌담 십월 上天을 등불로나 밝힌 거다. 초가집 까만 지붕 위 까마귀 서리.. 2008. 3. 29.
먼 길 먼 길 / 문수영 먼지를 닦아내고 허전함 걷어내고 그림을 걸기 위해 벽에다 못을 칩니다 아무나 가 닿지 못할 허공인 줄 모르고 버티는 벽 속엔 무엇이 숨어 있기에 번번이 내 마음 튕겨져 나오나요? 액자 속 망초꽃들은 우수수 지는데…… 어쩌면 나 모르는 박쥐의 집이 있어 햇살에 눈이 부셔 창문을 .. 2008. 3. 25.
그리운 섬진강 그리운 섬진강 / 이동륜 더러는 화려한 탈출 줄줄이 남행이다 빈손에 바람 가득 신이 난 야반도주 덤으로 함께 가는 달 그 달빛에 젖어간다 멀다고 느껴질 때 마음이 떠난 거라고 한사코 밝혀가던 그리움의 긴 촉수 은어는 어디 있을까, 새벽강이 잠을 잔다 흔들어 깨우기엔 손끝이 너무 시려 사름사름.. 2008. 3. 24.
큰별박이왕잠자리 큰별박이왕잠자리 / 윤금초 고랑 깃은 바랭이며 방동사니 쇠비름도 기운이 마냥 넌출 지고 째지 않게 덩굴지고 흐무러져 한 축 간 대숲 바람 지고 뙤똥허게 앉아 있네. 눈을 흰죽사발처럼 흘깃 뜨고 시룽거리다 산돌림 두어 줄금 지나가는 소낙비 자락 뒤미쳐서 명개흙 청처짐한 둔덕, 저뭇하도록 배.. 2008.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