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신문지의 노래/허민 신문지의 노래/허민 나를 스쳐간 독자여지나온 생을 되돌아보는 밤이다구멍 난 가슴 한쪽 스스로를 위한작은 부고 기사 하나 실어보지 못하고결국 이렇게 끝을 맺는 밤이다낡은 집 바닥에 젖은 채 누워한껏 페인트나 풀을 뒤집어쓰거나먹다 남은 짜장면 그릇 따위 덮고 있을 줄몰랐던 쓸쓸한 밤이다노숙인의 유품이 되어 그의 마지막 겨울을나의 마지막으로 덮게 될 줄 몰랐지만마지막까지 나를 필요로 했고나는 그의 외로움을 가려주었으니조금은 괜찮았던 밤이다생이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으니내가 한 그루 푸르고 싱싱한 나무였을 적한 여인이 내게 등을 기댄 채텅 빈 하늘만을 바라보기도 했지만대답하지 못하는 내게 말을 걸기도 했지만괜찮다, 나쁘지만은 않았지 생각한 밤이다그녀를 위한 한 권의 인생이 되기 위해방울의 손톱들을 삼키고여.. 2024. 5. 30. 꿈꾸는 카트/최지안 꿈꾸는 카트/최지안 마트에 묶인 머슴이었다. 그의 이름은 카트, 정규직이다. 눈 감고도 매장을 훤히 꿰뚫을 만큼 도가 튼 베테랑 직원이지만 임금이 없다. 임금이 없으니 노조도 없다. 노조가 없으면 파업이나 태업도 없다. 고용주 입장에서 인간이 아닌 직원은 더할 나위 없는 환상적인 파트너다. 사각의 프레임과 동그란 바퀴. 카트는 네모와 동그라미의 공존으로 굴러간다. 발 없는 철재 프레임을 바퀴 4개가 이끈다. 프레임이 아무리 견고하고 훌륭해도 바퀴가 있어야 제구실을 한다. 바퀴도 마찬가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 동그라미가 없다면 네모는 무용지물이고 네모가 없다면 동그라미도 쓸모없다. 전체를 구성하는 개체들의 운명이 그러하듯 모든 관계는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네가 없다면 나의 존재 이유가 불투.. 2024. 4. 26. 진정한 여행/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터키의 시인, 혁명가 2024. 4. 25. 포화 속으로/박동환 포화 속으로 저 길을 건너면 보이지 않는 총성이 울리는 포화 속으로 들어간다 삶의 전장으로 박동환 시인 출처 : 뉴스경남(https://www.newsgn.com) 2024. 4. 2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