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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감 / 정완영 그것은 아무래도 태양의 권속은 아니다. 두메 산골 긴긴 밤을 달이 가다 머문 자리 그 둘레 달빛이 실려 꿈으로나 익은 거다. 눈물로도 사랑으로도 다 못 달랠 懷鄕의 길목 산과 들 적시며 오는 핏빛 노을 다 마시고 돌담 십월 上天을 등불로나 밝힌 거다. 초가집 까만 지붕 위 까마귀 서리.. 2008. 3. 29.
罷場(파장) 罷場 / 신경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켜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빚 얘기 약장수 기타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 2008. 3. 29.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 2008. 3. 29.
바다와 나비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 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2008.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