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그 희고 둥근 세계 그 희고 둥근 세계 / 고재종 나 힐끗 보았네 냇가에서 목욕하는 여자들을 구름 낀 달밤이었지 구름 터진 사이로 언뜻, 달의 얼굴 내민 순간 물푸레나무 잎새가 얼른, 달의 얼굴 가리는 순간 나 힐끗 보았네 그 희고 둥근 여자들의 그 희고 풍성한 모든 목숨과 신출神出의 고향을 내 마음의 천둥 번개 쳐.. 2008. 3. 8. 밤길 밤길 / 송정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건 불길하다 두렵다 숱한 별들은 왜 말이 없는가 캄캄한 세상에 박혀있는 저 희미한 얼굴들 고통의 내공에 쌓여 두텁게 진을 친 어둠 나는 컹, 컹, 컹 함부로 짖어대고 싶다 우루루 떨어지는 별빛들 발부리에 채이도록 2008. 3. 8. 기차가 남긴 겨울 기차가 남긴 겨울 / 김동찬 왜 기차는 겨울 들판을 온몸으로 울고 갔을까 한낱 쇠붙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 눈썹 위 눈발 하나하나 시끄럽게 했을까 선명한 칼자국으로 오려내던 기적소리 철길 위에 분분한 발자국을 끌고간 뒤 평행선 스쳐간 얼굴들 펑, 펑, 펑, 눈이 내려 붙잡을 수 없었으리. 천리길을 .. 2008. 3. 8. 서울 건강 진단서 서울 건강 진단서 / 지성찬 빌딩은 하늘로 전진하는 점령군이다 더 크고 무거운 지뢰를 묻었었다 착하디 착한 풀들은 다리를 잃었다. 점령당한 하늘은 저 멀리 철수하고 하늘과 이 땅위에 펼쳐진 不連續線 하늘로 가는 通信이 두절된 까닭이다. 빌딩은 땅에 번지는 악성 종양이야 도심의 심폐기능은 점.. 2008. 3. 8. 이전 1 ··· 265 266 267 268 269 270 271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