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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205

노량진, 하오 노량진, 하오 김춘기 전선이 실핏줄처럼 담벼락 기는 골목 너머 합격률 전국 최고 공시 메거스터디학원… 몸집 큰 고딕체 간판이 팔짱 끼고 웃는 교차로 매미소리 식히려 가랑비가 내리더니 고시원 창 부술 듯 작달비가 지나간다. 노량진 학원가 거리, 전단지만 가득하다. 2019. 12. 16.
겨울, 순천만 겨울, 순천만 김춘기 골다공증 슬, 고관절 고추바람 파고 든다 칠게,콩게,꽃게,참방게,바위게,짱둥어,망둥어,갯고동,참고둥,피뿔고동,닭새우,밀새우,딱총새우,보리새우,대하,갯지렁이,고막바지락,홍합,꼴뚜기,쭈꾸미,뻘낙지,바위낙지,세발낙지,돌문어,따개비,불가사리… 착하고 맘 따순 백성들 무릎 맞대고 산다 2019. 12. 16.
알뜨르 동백꽃(육필원고) 알뜨르 동백꽃(김춘기).pdf 알뜨르 동백꽃 제로센 전투기* 소리 귀 쟁쟁한 알뜨르 태평양 칼바람이 오름 코를 베던 그날 모슬포, 어물전 큰딸 가슴에 핀 총탄 자국들 *태평양전쟁에서 활약한 일본 전투기 2019. 10. 21.
바이칼의 별 바이칼의 별 김춘기 신神의 고향 바이칼에서 별밤에 잠긴다. 심야 수평선 너머로 빗금 긋는 한 쌍 유성流星 먼 옛날 이름도 없이 별이 된 쌍둥이 동생들 그곳에선 호적에 이름이나 올렸을까? 하늘로 가신 어머니 당신 자식 만나셨을까? 세상에 발 내딛지 못한 별들 눈물자국 흥건하다. 2019.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