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밭314 2008년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분석 2008년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분석 게시글 본문내용 삶의 구체적 정황에서 오는 도저한 필연성의 시학 / 채천수 - 野人의 눈으로 1. 무엇을 썼는가?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올해도 주요 일간지들을 통해 개인적 삶이나 이웃의 정황을 각자의 절실한 언어로 장식했다. 어떤 내용을 가지고 이 어려운 등용문을 통과했는지 한번 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아 우선 그들이 어떤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고, 언어적 표현미나 작품의 격조, 신선미와 상상력의 문제는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김남규는 조선일보에 당선된 를 통해 한 소시민이 겪는 소외와 가난의 숙명을 노래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시어와 구절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동반하고 있는 ‘서산댁’ 의 내 ․ 외적 삶에 그 뿌리를 둔다. “오늘도 서산댁은 낮은 바.. 2020. 8. 4. 물의 여자 물의 여자/김춘기 뭍에서 태어나서 물에서 살아간다. 이승 푸른 물밭에서 저승 물속 넘나드는 무릉리 노을해안로 상군해녀 팔순 이모 가랑눈 내리는 섬 동백꽃 만발한 날 혼백상자 짊어진 할망 물구덩이로 뛰어들면, 바다는 몸 지긋이 낮춰 그 꽃 받아 안는다. 저승에서 벌어서 이승에서 써야한다. 잠수할 땐 다 같아도 물 밖 망사리 천층만층. 진통제가 후식이다, 관절 훑는 쇳소리 통증. 저당 잡힌 한목숨이 피붙이 땟거리다. 불턱 위 온갖 수심, 가마우지 울음소리 동짓달 숨비소리가 비명처럼 들려온다. 2020. 7. 22. 서문시장 얼큰 칼제비 서문시장 얼큰 칼제비 김춘기 속 출출한 날이면 서문시장엘 간다. 갈봄 여름 중에도 이왕이면 한여름에 할매집 얼큰 칼제비, 잠든 입맛 깨우려 눈물 콧물 흥건하다, 자리마다 후루룩 깔끔 얌전떠는 건 여기에선 유별난 일 오늘 또 대프리카* 진땀, 한 사발 쏟으러 간다. *‘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로 대구가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뜻 2020. 6. 29. 세탁기 세탁기/김춘기 지하 달방 화장실 곁 중고 늙은 세탁기 자정 지나 쿨럭쿨럭 목이 잠겨 돌더니 오늘은 엔진소리도 일시 숨을 끊었다 어둠 한켠 그 속에서 혼자 우는 것일까? 봄날, 뺨 푸른 햇살 밤새 기다리는 걸까? 진폐증 가슴 결리는 난곡동 외톨이 박씨 2020. 4. 28.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