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밭314 괴발개발/김춘기 괴발개발/김춘기 적송 울울창창하던 강 건너 그린벨트 봄-여름-가을-겨울 텃새들 복지센터 절개된 언저리마다 철제 빔 뿌리내렸다 곤줄박이도 날아갔다, 쇳소리 부딪친다, 골리앗 타워크레인 펄럭이는 현수막 굴착기 송곳니 자국 혈맥마다 눈물이다 꼬리 잘린 유혈목이 약국조차 못 갔다, 생태도시 구호 들고 눈먼 자본 몰려온다 구름 위 피뢰침에서 송전하는 푸른 전파 마트 곁 떡볶이 할매 게딱지 만한 손수레, 신불자 비둘기들 거리마다 노숙이다 베짱이 목을 꺾었다 반딧불이 눈 감았다 2020. 12. 16. 12월 12월/김춘기 탑차 몰고 내달린 일기장 끄트머리 낱장의 갈피마다 받침 빠진 글자들뿐 또 한 권 외상 일기장 속달로 오고 있다 시작은 또, 무얼 쓸까 잉크병은 바닥났는데 뺨 벗기는 면도날 바람 비산탄飛散彈 저 싸락눈 끝없는 마이너리그 먹구름만 자꾸 몰려온다 2020. 12. 16. 청년 Y/김춘기 청년 Y/ 김춘기 1. 이마 부은 오토바이 충혈된 전조등 손전화 연속 울림 이어지는 적색 신호 정답도 오답도 없는 길, 경적까지 숨이차다 2. 봄에 실려 왔다가 빈 지갑만 손에 쥔 빛 바랜 가을 부록 온몸 찢긴 이력서들 골목 위 양버즘나무길 바람마저 구겨졌다 2020. 12. 15. 시집 "웃음 발전소" 발간 2020. 12. 1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