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밭314 비양도 파도 비양도 파도 김춘기 왜, 우세요 오늘은 또 누님 우리 큰 누님 철딱서니 저 파도가 가슴 연신 때리지요 삶이란 줄줄이 파도... 그만 우세요 누님, 이젠 -《웃음 발전소》 발견. 2020 김진숙 추천의 말 한나절. 바다 건너 비양도가 보이는 금능마을을 걷는다. 김춘기 시인의 ‘비양도 파도’를 곱씹으며 천천히 따라오는 2월 햇살이 따스하다. 우리 누님, 누님이란 말속에 문득 나의 아버지가 만져진다. 꿈에도 찾아오시지 않던 아버지가 꼭 그렇게 말씀하신다. 그만 우세요, 누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수없이 파도를 넘으며 살아오신 누님 생각은 늘 쉽게 잠들지 않았다. 거나하게 취기가 돌아야만 철썩, 철썩, 하얗게 뱉어내는 고향의 무릎이자 언어였을 것이다. 오늘의 파도를 타고 아버지가 그리 부르시던 누님을 나도 .. 2016. 11. 3. (주)21세기과수원 (주)21세기과수원/김춘기 먼지 짙은 근교 농장 엔진소리 거름 삼아 홍로 사과 먹골 배가 옹골차게 익어간다. 길 건너 비알 아래엔 입 열고 죽은 농약병들 2016. 10. 25. 봉고차 봉고차 김춘기 술빵집 돌아 철길 건너 횡단보도가 시끄럽다. 싸요, 짝퉁 가방이 싸요. 졸고 있는 명퇴자 김씨. 봉고차 스피커 혼자 또 하루를 팔고 있다. 2016. 10. 25. 아! 고구려 아! 고구려 1. 시월 영남알프스 억새 은빛 물결은 갈바람 방향을 트는 수천, 수만 말갈기 속도에 속도를 더해 질주한다, 온 산야를 2. 눈 내리는 강, 압록을 넘던 수십만 말발굽소리 만주벌 누비던 고구려군 기마부대 들린다, 광개토대왕의 산도 옮기던 우렁찬 음성. 2016. 10. 13.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