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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세렝게티 진화론/이중동 세렝게티 진화론/이중동 신생대를 거쳐 온 대평원에는 오랫동안 질서가 유지되었다. 어느 날부턴가 대평원에는 밤낮없이 천둥이 치고 붉은 비가 내렸다. 여기저기 물웅덩이가 생기고 붉은 빗물이 고여갔다. 대평원의 짐승들은 붉은 물을 마시며 근근이 목숨을 이어갔다.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뾰족한 가시만 밀어 올렸다. 풀들은 초록을 잃고 붉은 싹을 내밀었다. 날렵한 네 다리로 초원을 내 달리던 얼룩말은 붉은 풀을 뜯더니 송곳니가 자라났고 갈기는 뾰족한 바늘로 덮여갔다. 무리가 곧 생존이던 얼룩말은 서로에게 으르렁거리며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영역을 구축해 갔다. 육중한 몸에 긴 코를 자랑하던 코끼리는 붉은 웅덩이에 진흙 목욕을 한 후 코는 점점 짧아지고 몸은 허약해져 갔다. 코가 자랑이던 코끼리는 납작코가 되어 평원 곳곳.. 2024. 3. 24.
새터 시장/박연옥 새터 시장/박연옥 광어와 도다리, 노래미와 고등어 비릿한 사투리는 덤으로 가져가이소! 따라온 아침 파도가 하얗게 부서진다 해장술 한 잔으로 벌겋게 취한 부두 왁자한 시장 골목 모로 돌아 나가면 선창가 육자배기에 휘감기는 수평선 《정형시학》2023년 겨울호 2024. 3. 23.
직필/정홍근 직필 손발 꽁꽁 묶고 입에 재갈 물려도 곧은 마음 바른 눈길 온몸으로 세상에 외치다 정홍근 2024. 3. 19.
모래 침상/정사월 모래 침상 좌표 잃어 부서진 배 같은 어버이의 갈비뼈 어느 쪽으로 누워도 편할 리 없다 정사월 2024.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