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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아침 햇살이 일찍 방문을 열었다 밤낮 밖이며 끝인 처마를 방안에 제일 먼저 들였다 좌정한 처마가 문밖 초록시를 읽고 있다 ―최광임, 「아침」전문 2024. 3. 13.
감정을 리셋하다/김영옥 감정을 리셋하다/김영옥 단톡방 댓글 한 마디 송곳으로 파고든다 쏟아부은 열정이 통증으로 되돌아올 때 앞뒤 생략하고 감정의 리셋 버튼을 먼저 누른다는 그녀 속마음 활짝 열며 가까이 다가간다는 건 쉽게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것 잠시 소통을 줄이며 넘치는 인맥의 군살을 뺀다 꾹꾹 눌러 쭉 짜낸 튜브 치약처럼, 가끔은 감정을 정리한다 2024. 3. 5.
낙지 권리장전/이소영 낙지 권리장전/이소영 낮잠 자다 깨보면 큰 이모 사라지고 삼촌은 기름 발린 채 몸부림치며 저항하고 초장을 뒤집어쓴 여동생은 손님에게 먹히고 뼈대 없는 집안에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약육강식은 비인간적이라 무시하는 그대들이 우리만 산 채로 잡아먹는 그 이유가 궁금해 데쳐 먹든 끓여 먹든 기본 예의는 있어야지 제발 우릴 산 채로 씹어 먹지는 말아 줘 그대들 인권이 중요하다며 우리 낙권도 소중해 2024. 2. 24.
파리 교사/이소영 파리 교사/이소영 단맛을 포식하며 종횡무진 하기에 홈키파 로보킬 파워킬 에프킬라 누구도 이기지 못한 그대 이름, 파리 한 쌍이 여름 내내 부지런히 사랑하면 새끼를 이억만 마리 낳는다고 하니 그대를 인구절벽 연구소 소장으로 임명함 2024.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