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단풍나무 빤스/손택수 단풍나무 빤스 / 손택수 아내의 빤스에 구멍이 난 걸 알게 된 건 단풍나무 때문이다 단풍나무가 아내의 꽃무늬 빤스를 입고 볼을 붉혔기 때문이다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을 넘어 아파트 화단 아래 떨어진 아내의 속옷, 나뭇가지에 척 걸쳐져 속옷 한 벌 사준 적 없는 속없는 지아비를 빤히 올려다보는 .. 2008. 5. 25. 새들의 글씨처럼/정윤천 새들의 글씨처럼 / 정윤천 새들이 한바탕 저 허공의 칠판 위에다 콕콕 찍어 대기도 한다 어딘지 조금은 화들짝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배쫑배쫑"이며 "빼로롱 떼로롱" 따위의 글씨들 그저 짐작이라도 해보면 입 안 가득 온통 비빔밥 내음을 풍기는 불온한 행색이 하나 찾아 들었으니 문단속이며 몸단속.. 2008. 5. 24. 달팽이집은 언제 짓나/최범영 달팽이집은 언제 짓나 / 최범영 우리 집에는 달팽이집이 꿈을 먹고있다. 흙으로 둥글게 에우고, 가운데 불 자리 두고, 빙 둘러앉아 밥도 해먹고, 고기도 구어 먹고. 흙과 나무로 돌돌 쌓아올려 방을 만들고, 꼭대기에는 누각도 짓고. 큰애가 대학 경영학과 들어갔다. 건축학과 간다는 둘째, 아부지, 달팽.. 2008. 5. 24. 꼴림에 대하여/함순례 꼴림에 대하여 / 함순례 개구리 울음소리 와글와글 칠흑 어둠을 끌고 간다 한 번 하고 싶어 저리 야단들인데 푸른 들녘마다 점점이 붉은 등불 켜진다 내가 꼴린다는 말을 할 때마다 사내들은 가시내가 참.… 혀를 찬다 꼴림은 떨림이고 싹이 튼다는 것 무언가 하고 싶어진다는 것 마음 속 냉기 풀어내.. 2008. 5. 19. 이전 1 ··· 229 230 231 232 233 234 235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