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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천일염/윤금초 천일염/윤금초 가 이를까, 이를까 몰라 살도 뼈도 다 삭은 후엔 ​ 우리 손깍지 끼었던 그 바닷가 물안개 저리 피어 오르는데, ​ 어느 날 절명시 쓰듯 천일염이 될까 몰라 2023. 6. 13.
길 위의 경전/신병은 길 위의 경전/신병은 청개구리 한 마리 폴짝 폴짝 4차선 아스팔트 길을 건넌다 고라니와 노루와 달리 너무 작아 더 위험한 청개구리는 세 번 뛰었다가 한 번 쉬고 두 번 뛰었다가 또 한 번 쉬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해도 중앙선을 넘지 못한다 한 순간에 정지되어 버릴 것 같은 숨죽인 풍경,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넌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인 것을 납작하게 엎드렸다 발바닥 땀나게 뛰어도 길 건너 저쪽 청개구리 울음소리 아직 멀다 건너서 닿아야만 하는 너의 사랑을 몰래 읽는다 2023. 6. 9.
뉘엿뉘엿/김영주 뉘엿뉘엿/김영주 머리 하얀 할머니와 머리 하얀 아들이 앙상하게 마른 손을 놓칠까 꼬옥 잡고 소풍 온 아이들처럼 전동차에 오릅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경로석에 앉더니 머리 하얀 아들 손을 살포시 당기면서 옆자리 비어 있다고 "여 앉아, 앉아" 합니다 함께 늙어 가는 건 부부만은 아닌 듯 잇몸뿐인 어머니도 눈 어두운 아들도 오래된 길동무처럼 뉘엿뉘엿 갑니다 2023. 6. 9.
히치하이킹/김영주 히치하이킹/김영주 어머나 저 아씨들 숨넘어가는 웃음소리! 쉬폰원피스 그물스타킹 까무러치게 차려입고 한적한 시골 들길을 뒤 흔 드 는 코스모스 2023.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