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밭314 [시가 있는 아침] 김춘기 作 / 못 못 -김춘기 作 누구나 가슴 깊이 못 하나쯤 박혀있지 나이테가 감길수록 더욱 깊이 박히는 못 떠나 간 사람들에게 박은, 못 못 빼준 그, 못 김춘기 시집 『웃음 발전소』, 《발견》에서 출처 : 원주신문 http://www.iwjnews.com 못은 무엇을 고정하고자 할 때 쓰는 것이다. 그러나 못은 아픔을 남기는 상징처럼 되어 있다. 달리 생각해보면 못은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자신의 삶과 함께 한 시간을 지니고 있다. 이런 못에 대해 애틋함이 내 마음에는 더 많이 지니고 있다. 못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박는 것이지, 부족하지 않고 모자람이 없는 데도 박지는 않는다. 그러니 필요에 의한 선택인 셈이다. 김춘기 시인은 사람이 살며 "누구나 가슴 깊이 못 하나쯤 박혀있지"라며 지난 삶의 아픔을 토로.. 2021. 1. 4. 뿔/ 김춘기 뿔/ 김춘기 남진이네 황소는 람보 뿔을 달고, 훈이네 사슴은 왕관 뿔을 쓰고 산다 그 뿔은 초식동물의 총이면서 방탄조끼 하지만 그것은 살신병기가 아니다 그들 헌법 1조는 뿔로 먼저 공격 않기 사슴은 제 뿔을 키워 주인을 보양한다 사람들도 저마다 뿔 하나쯤 달고 산다 동생 뿔은 울음이고, 형의 뿔은 옹고집 아버지, 울 어머니는 그 뿔조차 버리셨다 2020. 12. 30. 말티즈 말티즈/김춘기 그날, 오토바이에 앞다리 하나 잃었지 단칸방에 입양 온 유기견 말티즈 내 눈에 찬바람 일면 네 눈은 물집 터지지 출근하려는 나를 한 다리로 끌어안고 늦은 밤 방문 열면 쓰러질 듯 달려오는 너 아가야! 목발도 없이 네가 나를 지키는구나 2020. 12. 30. 코로나 19, 적색카드 들다/김춘기 코로나 19, 적색카드 들다/김춘기 1. 백화점 신상품이 복부인 눈 낚는다 강 건너 사람들은 직업이 골프 내기 경비원 멍든 가슴에 쇠못 또 박는다 지하 달방 비혼모 배고픔이 주식이다 과식으로 진땀 쏟는 명품 맛집 퇴식구 컵라면 혼밥 가장이 잔반殘飯 실어 나른다 서로 안고 눈을 감는 구제역 목숨, 목숨 축사 신음 행렬에 밤새 우는 지방 뉴스 목장주 친구 울음이 전화로 날아온다 항공기 배설 가스에 코 막는 성층권 유조선 기름띠에서 유영하는 돌고래 로켓은 행성 궤도를 쓰레기장으로 만든다 2. 빙하 녹아내린다, 토네이도 말춤 춘다, 사막이 팽창한다, 플라스틱 해일 산이 온다… 결국은 코로나 19가 적색카드 빼 들었다 2020 적색 카드(제주어) 백화점 신상품덜이 사름 눈 낚는다 강 너머 사름덜은 내기골프가 직업.. 2020. 12. 27.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