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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몸에게/김제현 몸에게 김제현 안다 안다 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 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 다 안다 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 견디어 왔음을 미안하다, 어두운 빗길에 한 짐 산을 지우고 사랑에 빠져 사상에 빠져 무릎을 꿇게 한 일 쑥국새, 동박새 울음까지 지운 일 미안하다 힘들어하.. 2018. 8. 12.
출근, 월요일/서숙희 출근, 월요일/서숙희 월요일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온다 뾰족한 스타카토 또각또각 짧은 긴장 나란히 외줄에 앉은 월·화·수·목·금·토·일 월요병을 멋지게도 표현했다. ‘외줄’ 시어가 일품이다. 외줄에 참새 일곱 마리가 나란히 앉듯 일주일을 새(?)로 표현한 기발한 악상이다. .. 2018. 8. 11.
택배 쪽지/채천수 택배 쪽지/채천수 다리에 힘 빠지면 어디 잘못 다닌다고 노자 보내준 것 보름 전에 잘 받았다. 네 돈이 지팡이 아니가 참말로 고맙다. 갈대 두른 강경 포구가 가을 맛을 돋운다만 까탈스런 아비 입맛 물려준 것 다 내 죈데 내 대신 애면글면 사는 게 네 보기 늘 미안타. 간장 종지 하나 정도.. 2018. 8. 11.
산, 귀를 열다/김제현 산, 귀를 닫다 김제현 보내지 않아도 갈 사람은 다 가고 기다리지 않아도 올 사람은 오느니 때없이 서성거리던 일 부질없음을 알겠네 산은 귀를 닫고 말문 또한 닫은 강가 느끼매 바람소리, 갈대 서걱이는 소리뿐 한종일 마음 한 벌 벗고자 귀를 닫고 서 있네 2016.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