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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205

그러니께 세상이 그러니께 세상이 김춘기 당진김씨 종갓집 영감 늙은 아들 장가 들인다네유. 아 글쎄, 사십도 넘은 큰 아들 영수가 선을 봤다잖아유. 늘씬한 키에 윤기 나는 머릿결, 얼굴이 백합처럼 환한 연변 며느리 생각 땜에 입이 쟁반 만해진 영감. 밖으로 나오는 심장소릴 자꾸 밀어 넣으며 사랑채부터 손봐야 쓰것다고, 조반은 드는 둥 마는 둥 경운기 탈, 탈, 탈, 읍내로 달려갔지유. 그러고는 삼거리께 첫 가게 문 활짝 열고는유. 손등으로 비지땀 훔치며, 들숨날숨 엇바꿔 쉬면서 자초지종 얘기하는데유. 말소리가 하도 빨랐다가 느려터졌다가 거기에 숨소리까지 섺여 도대체 뭔 맬인지 분간이 안 되지 모예유…. ‘무신 소리래여, 집수리 말예유? 근데 시간이 쬐꾀이 필요하다니께유우.’ ‘아니 잔치가 코앞인디, 뭐시 열흘도 더 걸린다.. 2018. 3. 15.
국어시간 국어시간 김춘기 사랑하는 얘들아 내 얼굴 원빈 같지 이게 비유법이란다 기말시험 대비하거라 아니죠 그건 과장법이죠 선생님은 갸우뚱… 2018. 3. 8.
슬픈 웃음 슬픈 웃음 김춘기 전쟁통 남편 여읜 늘봄요양원 개성 마님 조카 보고 여보! 당신! 꽃길 걷자며 손 내미시네 구순의 당숙모 웃음 보름달처럼 환하다. 2018. 1. 9.
알뜨르 동백꽃 알뜨르 동백꽃 김춘기 제로센 전투기*소리 귀 쟁쟁한 알뜨르 태평양 칼바람이 오름 코를 베던 그날 모슬포, 어물전 큰딸 가슴에 핀 총탄 자국들 제로센 전투기*: 태평양전쟁에서 활약한 일본 전투기 알뜨르 돔박꼿 제로센 비영게 소리 귀 왕왕ᄒᆞᆫ 알뜨르 대펭양 칼ᄇᆞ름이 오롬 코를 비던 그날 모슬포 어물전 큰ᄄᆞᆯ 가심에 핀 총뽀롱이 페적덜 2018.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