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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205

(사설시조)치킨 공화국 치킨 공화국 김춘기 1. 9회 말 역전승이라며, 마음 들뜬 이른 저녁 붉은 깃발 흔들며 시월 연휴가 징검징검 건너온다고, 코스피까지 연일 장밋빛 만발이라며, 비비큐 교촌 페리카나 가슴이 뛴다, 뛴다. 외동딸 내신에서 또 한 등급 올랐다고, 휴대폰까지 춤추는 달빛마을 아파트. 수능 3등급 이상은 치킨을 배달시키고, 6등급까지는 그래도 치킨을 튀길 수는 있겠지만, 꽁지 쪽은 평생 치킨이나 배달하며 살아야만 한다나, 뭐라나. 여친 얼굴 보는 날이면 치킨에 생맥주가 보름달로 떠오른다는 K여고 노총각선생님. 치킨을 한 번도 못 먹어 본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번뿐인 입은 절대 없다며, 피자헛까지 덩달아 설레게 만드는 야자 종례시간. 강 건너 재개발 보류지구, 그늘 짙다는 뜬소문뿐. 2. 여름, 급히 명퇴한 정류.. 2016. 9. 25.
1.4 후퇴 1.4 후퇴 김춘기 새하얗다, 쇠백로 떼 영주 부석 감살미마을 전진뿐인 마칼바람 밀고 온다, 함박눈 사변 때 압록강 넘던 중공군 떼 새하얗다. 2016. 9. 19.
비, 종일 내리다 비, 종일 내리다 김춘기 밤새도록 내리던 비, 종일 다시 흩뿌린다. 영등포역 텔레비전 유괴범 검거소식 몇 해 전, 하늘로 떠난 젊은 여인이 우는가보다. 2016. 9. 19.
감나무 감나무/김춘기 감나무 놓친 듯 멀어져 가는 지천명 길 저 내리막 마른 나뭇가지에 감 몇 개 쥔 저녁답 그마저 비워야 한다며 우듬지를 또, 흔드네 2016. 9. 18.